[Today’s Keyword]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30)

2025년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와 함께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총회는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인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합의에는 실패하며 다시 한번 한계를 드러냈지만,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후 재원 확대와 기후와 무역의 연계를 공식적인 의제로 격상시키는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특히 기후 대응이 국제 무역 질서의 핵심 변수로 부상함에 따라,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는 더욱 시급하고 근본적인 산업 전환의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총평: 기대와 한계가 공존한 ‘벨렝 패키지’

아마존 열대우림의 관문인 브라질 벨렝에서 개최된 이번 COP30은 2035년 새로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제출을 앞두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중요한 회의였습니다. 하지만 예정일을 하루 넘겨 타결된 최종 합의문 ‘벨렝 패키지’는 기후위기 대응의 시급성에 부응하기에는 아쉬움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에 대한 구체적인 시점과 경로를 명시하는 데 실패하며,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 해결을 또다시 미래의 과제로 넘겼기 때문입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핵심 의제에 대한 합의가 지연되면서, 일각에서는 COP라는 다자협상 체제 자체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주요 쟁점 ① 실패로 돌아간 화석연료 퇴출 합의

이번 총회의 가장 큰 쟁점이자 가장 큰 실망을 남긴 부분은 단연 화석연료 문제입니다. 지난해 COP28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이라는 표현이 합의문에 포함되며 전 세계적인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COP30에서는 그 약속을 구체적인 행동 계획으로 발전시키지 못했습니다. 최종 합의문에는 화석연료 감축을 위한 강력하고 직접적인 표현 대신 완화된 언어가 담겼고, 이는 화석연료 생산에 경제를 의존하는 일부 국가들과 산업계의 강력한 반대가 작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한편, 총회장 밖에서는 UNFCCC 공식 참가자 명단에 특정 국가 대표단보다 화석연료 산업 관련 로비스트의 수가 더 많았다는 시민사회의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기후변화라는 인류 공동의 위기를 다루는 협상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주요 쟁점 ② 의미 있는 진전, 기후 재원과 적응 목표

물론 실망스러운 결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특히 기후 재원(Climate Finance)과 기후변화 적응(Adaptation) 분야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하지만 책임은 가장 적은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기후적응 재원’ 규모를 현재의 3배 수준인 연간 최소 1,200억 달러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을 재확인한 결과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복구와 미래 대비를 위한 국제 공조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미 현실화된 기후재난에 어떻게 적응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것인지를 다루는 ‘전 지구적 적응 목표(GGA, Global Goal on Adaptation)’의 세부 지표와 이행 방안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된 것도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더불어, 기후변화 적응이 인류 생존을 위한 또 다른 핵심 축임을 인정한 것입니다.